태국 파타야 로열 클리프 호텔에서 열린 2026 ADFEST(애드페스트) 행사장에 다녀왔다.
'아시아의 칸 라이언즈'라 불리는 이 행사는 매년 수천 명의 글로벌 마케터들이 모여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고 영감을 나눈다.
올해의 화두는 'HUMAN+'. AI와 디지털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결국 본질은 '인간'이어야 한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1. 지옥불과 냉동창고 사이: PEACH 전시장 입성
행사장은 파타야 로열 클리프 호텔 단지의 PEACH 전시장이다.
밖은 섭씨 35도의 지옥불이지만, 내부는 에어컨 풀가동으로 체감 온도가 18도인 냉동창고다.
반팔만 입었다간 아이디어 대신 감기를 얻어올 판이니 바람막이는 필수다.
등록 데스크에서 빳빳한 출입증을 목에 거니 비로소 글로벌 광고제의 현장감이 실감 난다.


2. 웰컴 파티: 석양 아래 흐르는 네트워킹 (ft. 뜻밖의 공식 데뷔)
공식 일정의 시작인 웰컴 파티는 야외 테라스에서 열렸다.
붉은 석양과 바닷바람, 트렌디한 음악이 어우러진 현장에서 글로벌 광고인들과 와인잔을 부딪치며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귀국 후 애드페스트 공식 홈페이지 갤러리를 확인해보니, 웰컴 파티 카테고리의 첫 번째 메인 사진이 바로 내가 파티를 즐기던 모습이었다.
졸지에 글로벌 광고제의 공식 모델(?)이 되어버린 유쾌한 경험이었다.



3. 태국 'B급 병맛'의 멸종? 숏폼과 숫자의 지배
상영관과 케이스 보드(Case Board) 전시존을 둘러보며 느낀 점은 명확했다.
과거 태국 광고 특유의 뒤통수 치는 'B급 위트'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밀려 거의 찾기 힘들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건 세련되고 치밀한 '증명의 문법'이었다.
- 숏폼과 팩트 체크: 틱톡 스타일의 세로형 모바일 UI가 대세였고, 영상 말미엔 어김없이 성과 수치를 대문짝만하게 박아 넣어 효율을 증명하고 있었다.
- 기획서가 된 케이스 보드: 기발한 아이디어만큼이나 결과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 호주 썬코프(SUNCORP)의 'Haven' 캠페인처럼 재난 속 안전을 수치화해 증명한 프로젝트들이 골드(Gold)를 휩쓸었다.






4. HUMAN+ : 결국, 다시 인간다움으로
숫자의 압박 속에서 씁쓸함을 느낄 무렵, 올해의 최고상인 그랑프리(Grande) 수상 결과는 반전이었다.
Film 부문 최고상은 태국 에이전시가 만든 스낵잭 링의 'Mother Strike'가 차지했다.
숫자로 떡칠한 광고들을 제치고, 유쾌한 스토리텔링과 가족애라는 인간 본연의 감정을 건드린 작품이 결국 최고 자리에 올랐다.
광고 볼만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hqqPR2OPETs
결국 2026년 애드페스트가 말하고자 한 핵심은 이것이다.
형식은 숏폼으로 짧아지고 결과는 숫자로 증명해야 하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을 웃고 울게 하는 '인간 본연의 감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실무자로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크리에이티브의 본질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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